죽은 자의 집 청소 - 김 완
’김 완' 작가는 죽음의 흔적을 청소하는 특수 청소부다. 대학에서는 시를 전공했고 출판과 트렌드 산업 분야에서 일하다 전업 작가로 살고자 30대 후반에 산골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몇년 동안 일본에 머물며 취재와 집필을 하다 동일본 대지진 후 귀국하여 특수청소 서비스 회사 '하드윅스'를 설립하여 일하고 있다. 이 책은 그가 특수 청소 일을 블로그에 홍보하려고 쓴 글들이 출판사에 눈에 띄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
책의 들어가는 첫 페이지 프롤로그 부터,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양손에 납작하고 투박한 검은 상자 두 개를 들고 있습니다. 버튼을 누르고, 저 높은 곳에 머무는 엘리베이터가 내가 서 있는 일 층까지 내려오길 잠자코 기다립니다."
⠀
그는 고립사 한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저 죽음이란 저 먼 미래에 노인이 되었을 때나 상상하고 있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작가는 죽은 이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죽은 이가 무릇 삼일, 아니면 한달 더 지나 일년(...) 간 머물렀던 방의 흔적을 따라 그 때의 죽은 자가 아닌, 산 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에피소드 중, 착화탄이 피어나고 있는 사이에도 재활용 분리수거를 한 여자의 사연과 자신의 고립사 비용을 물은 남자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현장감 넘치는 작가의 필력도 한 몫을 하지만 너무나도 씁쓸한 사연이라 기억에 남지 않을 수 가 없었다. oecd 국가 중 자살 비율이 1위인 나라 한국, 2020년 기준 하루에 38명이 자살을 한다고 한다. 한 줄의 글 보다 숫자가 주는 잔인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38명의 생의 분투 속, 이제는 고독사 고립사가 노인들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중년을 넘어 청년에게도 쓸쓸한 죽음이 드리우는 건 아닐까 싶다.
⠀
가족, 친척과도 연락이 닿지 않아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고독사를 넘어서 세상에 자신의 목숨을 직접 끊는 일보다 힘든 일은 없다는 자살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딘가 가슴이 미어진다. 사람이 오래 방치되면 온 몸에 구더기가 들 끓고 내장은 발생한 가스로 인해 터진다. 또한 몸의 기름이 바닥에 흘러 온 주변을 미끄럽게 만든다. 우리는 바쁜 현실을 탓하며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고 나아가 서로를 외롭게 만든 것인가. 소중한 사람이 그런 최후를 맞이한다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플 것 같았다. 이렇게 작은 기계인 스마트 폰 속에서도 서로를 봐달라고 아우성인데 이러한 기계적 소음은 내려놓고 조금이라도 나의 죽음 곧 나의 삶을 되돌아 봐야겠다.
⠀
“지금 여기에서 내가 외롭다면 또 다른 누군가도 어딘가에서 홀로 외로운 것이다."
⠀
✍︎︎함부로 들을 수 없는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페이지가 몇 장이 되었던, 작가님의 글이라면 여실히 긴장감을 가지고 겸손히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에요. 지금도 지구 곳곳에 수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겠죠, 다시 한번 생과사 대해 생각해볼 있었어 감사한 글이 였습니다.
'북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이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 - 주영헌 (0) | 2021.01.20 |
---|---|
인디언의 지혜와 잠언 - 다 봄 (0) | 2021.01.18 |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 줌파라히리 (0) | 2021.01.16 |
영어책- 아우레오배 (0) | 2021.01.16 |
더 로드 - 코맥맥카시 (0) | 2021.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