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이야기 - 얀 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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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파이이야기 - 얀 마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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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 얀 마텔



 문학으로는 처음 접한 파이 이야기, 오래 전 영화를 본 탓일까 이야기의 끝에 다다랐을 때 나도 모르게,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내가 로망하고 있던 호랑이와 끝을 알 수 없는 표류기에서 거의 절망에 가까운 비극적인 상황으로 새롭게 묘사되었을 때 충격적인마음이 들었다. 이야기엔 아주 큰 힘이 있다. 비극적이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그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우리를 위로해준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은 캐나다로 이민을 결심한다. 몇몇 동물들을 실고 캐나다로 향한 파이의 가족들이 탄 침춤 호는 침몰했고, 소년 파이는 구명보트에 가까스로 몸을 맡겨 목숨을 부지했다. 그는 눈을 떴고, 구명 보트 안엔 얼룩말, 오랑우탄, 하이에나, 그리고 호랑이가 타고 있었다.

 그의 유년시절을 설명한다면, 그의 본명은 피신몰리토파텔 이다. 파리의 고급스러운 수영장 이름을 빌렸다. 하지만, 피신 이라는 (오줌) 발음에, 그는 놀림거리가 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매 수업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은 '파이' 라며 무한한 무리수 지만, 3개의 숫자로 규정되어 있는 파이의 원주율을 끝 없이 암기하여 칠판에 적었다. 친구들은 환호했고, 그는 결코 놀림을 당하지 않으며 당당하게 파이라는 이름 또는 애칭을 갖게 되었다.

 또한 파이는 종교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힌두교, 이슬람교, 그리스도교 모든 종교에 참석하였으며 그 종교가 갖는 교리에 매료되어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종교 3개만 더 믿었다간 일생을 기념일만 챙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성적인 가치의 중요성만을 당부할 뿐 파이를 존중해주는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끈기와 신에대한 믿음 덕분일까. 파이는 227일 동안 표류하며 미어캣과 해초가 가득한 식인섬을 지나 멕시코까지 당도해 결국 목숨을 부지한다. 그는 자신이 가진 두려움과 걱정을 최대한 활용했다. 만약 그 두려움 (리처드파커/호랑이) 가 없었다면 그는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를 훈련시켜야 한다는 강한 목표의식이 생겼고, 그를 돌봄으로써 자신을 챙겼고, 그 결과 포기하지 않고 생존할 수 있었다.

 멕시코에서 조난 당하기 전 리처드 파커 (호랑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파이를 떠나버린다. 지옥같은 표류생활 동안 호랑이에게 깊은 애착이 생긴 파이는 눈물을 터뜨린다. 작별인사를 할 시간을 갖지 못해서 였을까,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것이 이별인 것이다.

 호랑이가 떠나고 구조된 파이는 시간이 흘러 일본 운수성 소속 해양부에서 인터뷰 하러 그를 찾아온다. 파이는 동물들과의 표류기를 들려주지만,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일본 취재자들은 당혹스러워하며 진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그렇게 파이는 그들이 원하는 두번째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실 신이 있다는 완벽한 증명은 어디에도 없다. 당연한 명제가 있다면 사람들이 모두 신을 믿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증명이 없어도 지구 상 50% 이상의 사람들이 신을 믿는다.파이 이야기 또한 눈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 육안으로 관측되는 이성의 세계와 같이 믿고자 하는 만큼 보일 것이다. 즉 두번째 이야기가 진실인 만큼 첫번째 이야기도 진실이 될 수 있겠다.

 김연수 -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모든 것은 두번 진행된다. 처음에는 서로 고립된 점의 우연으로 그 다음에는 그 우연들을 연결한 선의 이야기로 우리는 점의 인생을 살고 난 뒤에 그걸 선의 인생으로 회상한다. 라는 문구가 있다.

 우리는 인생을 두번 산다 소나기를 맞듯 주어진 인생을 온 몸으로 살아내고 (두번째 이야기) 그것을 곱씹어 의미화하는 과정으로 두번째 인생을 산다. (첫번째 이야기) 구명보트에 있던 생존 수칙 중
"이야기화 하는 것 역시 생존에 큰 도움이 된다." 라고 적혀있다.

 우리는 인생을 스토리화 할 줄 알아야한다. 자신이 비극을 겪더라도 그것을 파이 처럼 두려움과 걱정을 온 몸으로 맞아내 이야기화 하고 해피엔딩으로 만들어내야한다. 아무리 완벽한 소설도 매 구절이 흥미로울 수 없는 법이다.

 이 책을 읽은 당신은 파이가 말해주는 두가지 버전의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가 와닿았을까, 그것은 온전히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나의 호랑이 (본능, 두려움) 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책이였으며 명작인 만큼 삶의 권태나, 삶에 불행이라는 파도를 맞고 있는 독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두번째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적나라하게 포함되어 있어 리뷰에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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