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온다 - 한강
본문 바로가기

북 리뷰

소년이온다 - 한강

728x90
반응형

소년이 온다 - 한 강



 1980년 5.18 사건 그 날 광주를 그린 한 강 작가의 여섯번째 장편 소설이다. 80년대로 돌아가자면, 8,9대 대통령이 였던 박 정희 대통령은 중앙 정보부 차장이였던 김 재규에게 총살을 당한다.(10.26 사태), 12월 2일 전두환이 쿠테타를 일으키고 비상계엄령을 선포 한다. (12.12사태), 그러자 산발적으로 시위가 일어났으며, 5월 15일, 5월 17일 시위 속 각 학생대표 95명이 체포당한다. 5월 19일 공수부대가 투입 되었다. (작전명:화려한 휴가)

 시위가 커지자, 광주를 타겟으로 이 시위는 북한 간첩의 소행이라며 언론의 입을 막고, 시외전화며 교통을 끊어버렸다. 5월 27일 도청 사격이 발포되었고, 150명의 사망자, 수천명이 실종과 부상을 당했으며 전두환은 부정선거로 당선이 된다. (2월 25일)  이 것은 비단 30여년 전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1장부터 6장까지 이어져있으며, 소년 동호를 중심으로 각 장마다 시점이 바뀐다. 나는 특히, 1장 정대의 시점이 가장 와닿았다. 소년의 시점, 아직 정치적 입장과 기득권과는 관계없다. 그저 친구 동호의 손을 잡고 가다, 옆구리에 총을 맞았고 그렇게 둘은 요란한 총소리와 함께 붙잡은 손을 놓게되었다. 그는 시체가 된 자신을 바라본다. 수많은 시신이 켜켜히 쌓여진 작은 무덤 속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누군가의 사랑이였을 (...)

 "어디선가 누나의 혼도 어른거리고 있을텐데, 그곳이 어떨까,
이제 우리한텐 몸이 없으니 만나기 위해서 몸을 움직일 필요는 없을텐데 하지만 몸 없이 누나를 어떻게 만날까. 몸 없는 누나를 어떻게 알아볼까?"

 우리는 언제나 행동에 이유를 붙이려고한다. 이유 없는 행동이란 거의 없다. 그래서 "내가 너의 누나니까" "내가 너의 부모니까" 라는 말로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려고한다. 이를 실천적 정체성이라고도 부른다. 인간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우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내가 대우를 받으려면 타인(상대방) 또한 목적으로 대우를 해야하니까 말이다. 내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존엄이 무너지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벽에 부딪히고, 무엇때문에 무너지고 버텨야하는지 다른 목적의식을 찾게된다.

 국가가 개인에게 가했던 폭력, 36년 전 문명의 도시에서 들린 총성들, 오히려 국가가 개인에게 가한 폭력이 아닌, 개인들이 국가(시민)에게 가했던 폭력이라고 볼 수 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몇년 전기사에도, 그저 "광주 사태와 나는 무관..." 이라며 아직도 말을 흐리는 그에게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고 묻고 싶다.

 그래도 수많은 군인들 중, 자신이 얼마나 무참한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지 고문 장면에서 들어나지만, 또 다른 군인들은 시체 나르는 것을 도와주고, 애국가를 부르지 않았으며, 총구를 하늘로 당기기도 하였다. 깰 수 없는 집단의 큰 벽 앞에 무력감을 느낄 때, 주어진 환경 나의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 작은 행동이 오히려 큰 힘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적, 사회적 상황이 변모해도 함부로 남의 인생, 남의 슬픔을 혐훼하지 않겠다.

*동호는 도청에서 왜 안나갔을까?
*김 진수는 왜 도청으로 다시 돌아왔을까?
*양심이라는 힘은 도대체 무엇일까?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 중 극한의 상황에서 왜 모두 다른 모습과 태도로 발현되는 것일까?
*시대가 만든 괴물은 도대체 무엇일까?

 성희, 선주, 정미, 정대, 은숙, 진수, 동호 엄마 모든 이의 가족들 계엄령을 선포한자, 항복하기 위해 두 손을 머리 맡에 올리고 줄줄이 걸었던 학생들에게 총구를 당긴 군인, 무차별적인 고문을 가한 군인, 그 속에서 자신의 양심대로 행한 군인, 그리고 그 것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벌 받는 심정으로 책을 집필했다는 한강 작가 모두 인간이다.

 수 많은 인간 무덤 위에 쌓아 올려진 도시 속에 사는 나, 언제나 폭력적인 상황이 만무하지만, 적어도 이러한 소설들과 함께 내 주변에 따뜻한 등불 하나가 켜져있었으면 좋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