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쓰기 - 김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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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연필로 쓰기 - 김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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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쓰기 - 김 훈



 달 너머로 달리는 말, 개, 칼의노래와 같은 소설이 아닌 김 훈 작가님의 산문 집은 처음 접했다. 책의 겉 표지의 그림처럼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작가님의 글을 통해 작가님이 바라보는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 (눈에서 잊혀지고 입에서 사라지는 문장이 없다 역시 기록할 것들이 한가득이다.)

 34편의 단편 이야기가 모여있는데, 책은 꽤 두껍다. 그러나 호수 공원에서 바라본 일상, 똥을 통해 본 포식자의 밥 이야기, 칼의 노래에서 다 하지 못한 이순신 장군, 세월호, 처음 한글을 배우신 할머니들의 이야기, 태극기를 둘러싼 이념 등 일상의 소박함 부터 사회의 민낯, 이념, 희망, 아픔, 공감 등 그의 진솔한 문장들에 공감하며 금방 끝 장이 보였다. (그는 조정래 작가를 비롯해 원고지에 글을 쓰는 몇 안되는 작가다.)

 그의 사유나 에피소드를 읽고 있으면 인생의 좋은 선배를 만난 것 같다는 든든한 느낌을 받는다. 실제 그는 인간 답게 사는 삶에 대해 소신 있는 행동 또한 미루지 않았다. 생명 안전 시민 넷에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 훈 작가님은 자신의 가던 중국집 배달원의 사고 모습을 목격한 뒤 배달원들의 안전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자신의 밥벌이 도구인 연필을 이용해 지금의 시대를 말하고 있는 김 훈 작가, 그의 도구는 이 곳 저 곳을 쑤시고 들추어낸다. 때론 망치처럼 큰 울림을 주기도 하고 때론 노가 되어 시대를 휘젓고 다닌다. 나도 언젠가 일산 호수공원에서 관찰에 깊히 빠져있는 산신령을 꼭 한 번 만나뵙고 싶다.

 *리뷰를 남길 것이 없다. 그냥 그의 문장이 곧 리뷰다.
 *주관 적인 애정이 담겨있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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