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 메리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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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을 떠올리면, 헐크와 같이 단단하고 검푸른 녹빛의 피부를 지닌 좀비와 같은 형체가 생각난다. 그것은 할리우드에서 양산된 이미지이다. 실제 메리셸리 문학에선 프랑켄슈타인은 그를 창조한 박사의 이름이며, 문학에 나온 괴물은 이름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괴물을 만들어 낸 사람이 결국 괴물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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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메리셸리는 남편과 주치의, 그리고 유명한 시인 바이런과 함께 제네바의 어느 별장에 머물던 중에 폭풍우를 만나 집에 갇혀 있게 된다. 무료해진 이들은 유령이야기 창작 경연을 하기로 한다. 이때 탄생한 작품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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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셸리가 19살에 쓴 문학이란 것에 대해 굉장히 놀라웠다. 문장을 읽고 있자면 이른 나이에 써내렸다기에 지적인 표현들과 문장력이 아주 섬세했다. 또한 이 소설은 유령과 같은 육체가 없는 영혼의 이야기가 아니라 영혼 없는 육체 즉, 시체가 생기를 얻는다. 그럼에 인간이 창조해낸 생명으로 최초의 공상과학소설 근 현대 sf소설이라는 이름을 부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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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동생은 항해 중 우연히 만난 빈사의 이방인 (프랑켄슈타인)에게 기괴한 경험담을 듣고 그것을 누나에게 편지로 전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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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욕구가 강했던 청년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이지만 마치 자신이 신인 것 처럼 생명을 창조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시체를 모아 그 계획을 실현하게 된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키가 2m가 훨씬 넘는 거대하고 끔찍한 괴물을 탄생시키게 되는데...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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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부분에선 상상해 볼 법한 낯선 이방인과의 대화였다면 프랑켄슈타인박사가 괴물을 만들어내면서 괴물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정말 가슴아픈 내용들이였다. 창조주에게 버림을 받고 처음으로 지켜보게 된 가족의 이야기와 물에 빠진 소녀이야기 등 자신이 그토록 매달렸던 애정을 생명이 있는 존재들에게 베풀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건 살갖을 뚫는 고통 또는 가슴에 얹힌 비참한 상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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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메리셸리 불안과 결핍했던 가정의 모습이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드러나듯 사회적 성공을 위해서는 가정을 탈출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가정에 심리적인 닻을 내리지 않은 인간은 타락과 파멸을 면하기는 힘들다는 딜레마를 말해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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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을 만들어 낸다는 발상은 언뜻 놀라운 성취를 통해 인간의 위상을 높이게 될 것 같지만 결국에는 인간을 도구, 물질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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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와 괴물의 끊임 없는 추격전 속에도 괴물은 살아있는게 더욱 고통이였다며, 자신을 죽이는 건 오히려 자신에게 좋은 일이였을 거라 말한다. 괴물이 말해주는 괴물의 감정들 소위 악의 입장은 꾸밈이 없는 감정이라 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감정에 있어 선과 악을 규정지을 수는 없지만, 행동에 대해선 우리가 여러가지 생각해볼 만한 꺼리를 주는 소설이였다. 매우 유명하지만, 내용은 몰랐던 책이라 이른 초가을 독서하기 좋은 책이였다.
몌리셸리에게 감사를 표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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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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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내가 두려워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나는 미덕과 선한 감정을 우러러 보고, 오두막집 식구들의 다정한 태도와 쾌활한 성격을 사랑했다. 그러나 그들에게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곳에서 몰래 훔쳐보는 것 외에는 그들과 교류할 길이 막혀 있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 충족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져만 갔다. 아가타의 친절한 말, 매력적인 아라비아 여인의 생기 넘치는 미소는 나를 위한게 아니였다. 비참하고 불행한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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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키는 데는 역시 흔들리지 않는 목표만한 것이 없나봅니다. 영혼이 하나의 초점에 지성의 눈길을 고정시킬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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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세상은 비밀이었고, 나는 그 비밀을 알아내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세상은 텅 빈 여백이어서, 자기만의 상상력으로 그 여백을 채우고자 갈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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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내가 베푼 자애에 대한 보상이었던 것이다! 한 인간을 파멸에서 구원했는데, 보답으로 살과 뼈가 박살나는 상처의 참담한 고통에 뒹굴어야 했다. 바로 몇 분 전까지 내게 찾아왔던 친절과 온정의 감정은 사라지고 지옥의 분노와 앙다문 이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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