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라이프 - 최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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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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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라이프 - 최인철



 작년 겨울, 우연히 sns에서 이 책에서 발췌된 글을 읽고 다이어리 뒤 여백에 적어 둔 기억이 있다. 행복에 대한 정의를 해본 적 없는 나에게 울림을 준 책이였다. 아직도 해를 넘기지 못한 다이어리 귀퉁이엔 그때 적어 둔 글들이 자리잡고 있다. "행복은 그저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것"

 인생은 무수한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고 하는데 요즘들어 선택지가 적어진 느낌이다. 삶의 관성에 익숙해져버린 것 같기도 하지만, 마치, '내 고유한 시리얼 넘버는 이거야' 하고 품목에 맞춰 살아가고 있다. 부정적이라기 보다, 내가 정의하지도 않은 행복을 그것도 내 선택지 밖에서 찾으려고 허둥 됐던 지난 날과는 다르다. 작가는 말한다. '행복은 겁을 먹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행복은 '내 삶을 사랑하는 정도' 다. 딱 그 정도로만 이해하면 된다고,

 요즘 수련 중인 요가로 정신과 몸을 가볍게 하는 것, 강아지와 산책 길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 주말엔 꼭 장을 보고 요리 해서 가족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것, 경험을 통한 소비는 아끼지 않는 것, 두달에 한번 꽃씨를 사서 베란다에 심는 것, 엄마와 새로 오픈 한 식당에 가서 서로만의 감상을 남기는 것, 이렇게 책을 보고서라도 글을 적어보는 것 (...) 일상 생활에 내가 좋아하는 일로 채운다. 잠시 잠깐, 아니면 한 철동안 부정적인 모든 것이 내 몸을 스칠 수 있어도 이제는 내 생애 속에서 마냥 즐겁기만 한 감정이 아닌, 아련하거나 가슴 저릿하면서까지 즐거운 미묘한 것들을 찾았기에, 조금씩 나와 친해지고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우연한 행복이 아닌, 쾌족의 상태라고 정의하며, 추상적인 행복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알아갈 수 있도록 해준 작가님께 감사를 드리며, 사람도 계절도 고이 익어가는 10월이 되길 바란다🍂

(본문 중에서)

 많이 가진자, 높이 오른자, 많이 배운자들과만 평생을 어울려 산 사람은 아무리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것처럼 보여도 세상을 보는 시각이 편중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격이란 관계의 편중성이 가져오는 의식의 편중성을 인식하고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에 있다. 일부러 부의 수준, 교육 수준, 인종, 성별이 다른 사람들과 다양한 모임 속에 자신을 집어넣어서 관계 편중성으로 인한 의식의 편중성을 극복하려는 사람이 품격있는 사람이다. 의도적으로 자신의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려는 사람이 멋진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우리에게 존경, 경외감, 영감, 통합의 정신, 삶의 고귀함, 의미, 정신의 가치를 전염시킨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자기가 누구인지를 드러낸다고 느낄 때, 인간은 의미를 경험한다.

 자기 성장을 도모하고, 타인의 삶에 기뻐하는 것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중요한 원천이다.

 초월에 대한 관심이란 의식의 중심에서 자신을 끌어내리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관심, 공동체에 대한 관심, 미래에 대한 관심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통해 후대에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관심을 의미한다. 오직 자기에만 집착하여 자기라는 우상을 섬기며 살지 않는 삶이 좋은 삶이다.

 우리의 생각이 잘 바뀌지 않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바뀌지 않기 떄문이다. 누군가의 의식이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가 어울리는 사람들이 바뀌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은 뒷바람으로 인한 시간 단축보다는 맞바람으로 인한 시간 지연을 더 크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자전거를 탈 때도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은 잘 인식하지 못하면서 앞에서 불어오는 맞바람은 민감하게 느낀다. 골프 치는 사람들도 뒷바람으로 인한 비거리의 증가보다는 맞바람으로 인한 비거리 감소를 더 또렷이 자각한다.

 보수는 보수라서 불리하고 진보는 진보라서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가진 자는 가진 자라서 불리하고 가난한 자는 가난한 자라서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 모두 자신에게 불고 있는 뒷바람은 무시한 채 앞에 있는 맞바람만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는 분명 뒷바람이 존재한다. 인생의 뒷바람에는 가족, 친구, 선생님과 같은 사람에서부터 한 사회의 문화, 시대 정신, 역사적 사건과 같은 사회, 문화적 요인까지 다양하다. 우리는 이중에서도 특히 문화나 시대정신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뒷바람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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