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강아지 마음 상담소 - 강형욱 / 보듬이훈련 / 보듬교육 /반려견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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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내 강아지 마음 상담소 - 강형욱 / 보듬이훈련 / 보듬교육 /반려견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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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강아지 마음 상담소 - 강형욱



*일기 주의*

 중학교 2학년 조르고 졸라 3시간의 가출로 받아낸 강아지 분양 결정 13년 전만 해도, 반려견에 관한 문화나 인식이 활발하지 않았다. 아빠와 찾아간 동물병원에서 제각각 다른 강아지 3마리가 꿈틀대고 있었다. 아직도 그때 케이지에 꾸물대던 깜장색의 새끼 강아지를 잊지 못한다. 분양 받은 뒤, 친구들도 집에 제법 초대하고 거의 학원에서 돌아오면 노란색 까미 집에 머리를 들이대고 유난을 떨었던 기억이 선하다.

 13년이 지난 지금, 콧 등 주변이 분홍 빛으로 색이 변하고, 책을 읽을 때면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코골이나 거친 숨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소형견들에게서 보이는 슬개골 탈구도 어느정도 진행되서 무리한 산책은 금물이다. 다행히 최근 받은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없이 건강은 나이에 비해 매우 좋은 편이라고 장수할 수 도 있을거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리고, 3년 전 엄마가 조금 무기력하고 우울해 하는 모습을 보였을 때였다. 비가 많이 오던 날, 근처 동물병원에서 하얀 강아지랑 눈이 마주쳤고, 강아지가 너무 가여워 보였다고 한다. 그 날 엄마는 아리를 데려왔고, 엄마의 성급한 결정에 걱정에서 시작된 작은 말다툼이 6개월은 오갔던 것 같다. 유난히 큰 눈에 겁이 많고 자주 경직되어 보이는 아리지만, 지금은 아빠의 제 2의 딸로 성장중이다. 집을 나갈 때마다 아리한테 꼭 인사하는 아빠, 밖에서 맛있는 걸 드시면 종이컵에 몇저름 꼭 싸오는 아빠(...) 동네 뒷산을 함께 오르는 모습을 보면, 세월 따라 사람도 변하긴 변하는 구나를 많이 느낀다.

 작년 겨울에 아시는 삼촌이 강아지를 분양 받았다. 사진을 보고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해서 몇 번은 만나 놀아줬던 기억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황갈색 털에 약간은 쳐진 눈에 활발한 성격을 가진 동네 순한 강아지 같은 느낌. 그런데 3개월 후 갑작스러운 출장으로 인해, 강아지를 파양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상하게 마음이 많이 쓰였다. 임보처를 우리 집으로 하는 순간. 욕심일까 절대 다른 곳에 보낼 수 없다는 의지가 생겼다. 그 후로 우리집은 강아지가 세마리가 되었다.

<까미, 아리, 댕댕이>
 다행히 식구들이 각자 맡은 바 대로 미루지 않고 사랑을 주어 어려움 없이 살고 있다. 나이도 제각각이고, 성격도 제각각이여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재미가 상당하다. 늘 생각하는 모토는 개는 개 답게! 사람의 언어로 감정 이입하는 순간, 강아지는 강아지가 아니게 된다. 그저 개의 입장에서 보듬고, 맛있는거 많이 먹이고, 함께 집 밖의 산책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 된다. 자녀도 똑같다.

 반려견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고 거듭 애쓸 것이 아니라 보호자 자신이 긍정적인 시그널을 던져주고 작은 행동에 불안한 모습을 반복적으로 내비치지 않는다면 반려견들은 보호자가 주었던 것 보다 더 큰 애정과 신뢰를 보여줄 것이다.

 보듬tv에서 보았던 2~3분 짜리 짧은 재치있는 q&a 그렇지만 허무맹랑한 질문 속에서 우리집 강아지들의 시그널을 하나 둘 씩 생각해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무뎌지지말고, 함께 오래 행복하게 공존하려면 더 많이 강아지의 시그널들을 배워야 할 것 같다. 배움만 있으면 안되겠지만 ;) 초보 견주들이 꼭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댕댕이 q74 강아지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데 이유가 있나요?

 아마도 보호자님이 하는 특이한 행동을 보고 어라? 왜저러지? 이런 생각이 들었겠죠. 이건 슬프거나 그런 건 아니고 굉장히 귀여운 행동인데 크면 금세 사라지기도 해요. 경험이 적은 어린 강아지일수록 이런 행동을 자주 하고요. 호기심이 왕성할 때 주로 보이는 모습이랍니다. /어리고 호기심이 많은 강아지일수록 이런 행동을 많이 하고요. 또 분명히 저기 뭔가가 있는데 그것에 집중하고 싶을 때 그게 뭔지 알아내고 싶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한답니다. 너무 귀여운 모습이니까 그럴 때 꼭 사진을 찍어 두시고 동영상 촬영도 해 놓으세요 강아지 나이 들면 더 이상 이런 모습 못 볼 테니까요~

까미 q94 노견과 놀아 주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뭘 고민 하십니까? 강아지들이 가장 좋아하는 거는 뭐? 산책! 산책하면 되죠! 근데 이런 말씀 드리면, 산책 말고 다른 건 없어요? 이렇게 묻는 분들이 많아요. 산책은 바쁘고 귀찮아서 못하니까 다른 것은 없을까 이런 생각이신 것 같은데 안돼요. 산책하세요.
젊었을 때 산책 30분 했으면 노견이 된 지금은 10분 정도 하면 되죠! 함께 밖에 나가서 새로운 잔디밭에 찾아가 냄새도 맡고 그 위에 앉아 쉬면서 햇볕도 쐬고 강아지에게 이것만큼 좋은 게 어디 있어요! 노견이라고 해서 다른 거 하나 없습니다. 옛날만큼 활발하게 공을 쫓아 달릴 수는 없겠지만 천천히 걷는 것은 여전히 좋아할테니까요. 강아지들은 죽기 직전까지도 걷고, 주변을 살피고, 냄새 맡고, 간혹 용변도 보고, 이런 활동을 정말 좋아한답니다.

아리 q97 강아지에게 "짖지마 !" 라고 하면 알아듣나요?

 강아지들은 '난 널 너무 좋아하지만 지금은 안짖었으면 좋겠어.' 라는 보호자의 속마음은 모르고 보호자가 나한테 화를 내고 있다는 것만 안답니다. 그러니 어떤 분들이 우리 개는 짖지 말라고 하면 알아듣고 짖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오해입니다. 알아들은게 아니라 보호자가 화내니까 무서워서, 자기가 짖었던 이유보다 지금 보호자가 자신에게 하는 행동이 더 겁이 나니까 강아지가 순간 멈칫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건 그저 보호자가 강아지에게 화풀이하는 것 밖에 안돼요. 강아지가 짖을 때마다 "짖지마!"라고 소리치는 건 교육적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보호자가 강아지를 향해 습관적으로 계속 소리를 지르게 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한마디로 이 방법은 강아지한테도, 보호자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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