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 헬렌 M 로즈와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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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 헬렌 M 로즈와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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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 헬렌 M 로즈와도스키

 



 '섬인 지구를 사랑하라'

 이 책은 바다의 관점으로 본 인류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바다 세계사' 라는 제목이 흥미를 끌었다. 우리의 세계사는 늘, 인류(인간) 과 육지에 초점이 맞춰져있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의 역사는 물, 바다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에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한 사진을 봤다. '푸른 점' 이였다. 책 속의 내용처럼, 우리는 바다에서 시작되었고, 바다로 잠겨 사라질 것이다. 오늘 아침 바다가 새의 발자국을 지웠듯이 ...

 작년에, 제주도 '문섬' 이란 곳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했다. 납덩이와 산소통을 매고, 물의 압력을 느끼며 천천히 바닷 속으로 들어갔다. 분명 거뭇 거뭇한 돌 섬이였는데, 5M - 10M - 15M 천천히 호흡하며 내려가니 내가 물 위에서 보았던 바다와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았다. 돌섬 아래엔 초록 이끼들과, 해초들이 넘실거렸고, 드문 드문 말미잘의 하얀 촉수와 보석처럼 박혀있는 알록 달록한 불가사리도 보였다. 운 좋게 둥근 머리가 불룩히 나온 보랏빛의 호박돔도 보았고, 돌 틈 사이로 떼 지어 다니는 자리돔 새끼와 파란 빛의 작은 물고기 떼도 보았다. 고작 20분 남짓한 시간이였지만, 그 시간 동안 내가 알고 있던 바다라는 이미지는 완전히 바뀌었다. 지금껏 생각해온 바다라는 풍경은 까슬한 모래사장 위로 파도가 넘실거리면 하얀 기포들이 그자리를 메워주는 그런 청량한 바다 정도였는데, 물 밑을 잠깐 유영했을 뿐인데, 바닷 속에서 보았던 작은 생명체들을 보니 또 하나의 삶의 터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실감 했다. 내 집 마련도 중요하지만, 다른 생명들의 터전을 파괴하고 싶지 않다. 실제 보지 않으면, 모두가 '환상' 일 뿐이다. 미디어로 만나는 세계가 아닌, 실제 자연을 보고, 느끼고, 공생 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이 책은 40억년 전 지구가 형성되어 진화하는 동안 바다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지의 과정, 각 문화권에서 바다를 다루는 시각, 항해와 전쟁과 어업을 통해 발전한 과학혁명의 확장성과 문화적 미디어 매체로 바라본 영화, 오락적 변화,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 까지 바다의 역사를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결론은, 인간과 바다 둘의 운명은 곧 하나라는 것이다. 내가 느끼기엔 내용이 중구난방묘연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새로 알게 된 사실도 많았고, 바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인들은 7세기에 이미 가마우지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았다. 가마우지라는 새가 잠수로 물고기를 잡는다는 것, 물갈퀴가 달린 발과 날개를 이용하여 심해 최대 45미터 깊이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탐험가들이 진실을 발견할 때까지 일각고래의 엄니는 전설상의 동물인 유니콘의 뿔로 둔갑해 유럽과 극동에서 팔려나갔다.

 바다의 자유라는 원칙은 바다와 그 차원을 이용할 수 있는 지식과 힘이 있는 자들만이 그것을 이용해야 한다는 오만한 가정을 동반하고 있었다.

 1598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모리셔스 섬을 점유하면서 도도새가 멸종했다. 날지 못하는 도도새는 식량을 찾아 섬에 선박을 정박시킨 선원들이 먹기 위해 사냥했던 동물이다. 도도새의 멸종에 대한 자각은 이 새가 루이스 캐럴이 1865년에 쓴 동화 <이상한 앨리스> 에 등장한 이후 19세기나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저인망 또는 쓰레그물은 배에 매달아 바닷 속을 끌며 수산물을 쓸어 담는 구조의 어망이다. 저인망을 이용한 어업을 트롤링이라 한다.

 육지와 달리 바다는 고대라는 관념과 아무 관계가 없다 사람들은 천년 전 바다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묻지 않는다. 바다는 언제나 황야 같은 야생의 영역이고 한결 같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변한 것은 바닷가 기슭의 풍경이다.

 곧 어선의 선원들은 왜 회색고래가 '바다의 악마'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어미 고래가 새끼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싸우기 때문이다. 곧이어 고래잡이들은 새끼 고래를 작살로 찌르면 어미 고래를 얕은 물로 유인하여 쉽게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석호 고래 잡이는 1950년 대 말에 본격적으로 실행되었고 10년만에 회색고래 개체 수는 약 90%나 감소했다. 

 

 시간은 바다와 같다. 인간보다 먼저 지구로 왔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가 조만간 밀려드는 파도에 인간을 실어 쓸어버릴 것이고 인간이 존재했던 흔적을 깡그리 없애버릴 것입니다. 오늘 아침 바다가 새의 발자국을 지웠듯이 -레이첼 카슨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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