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그들과 달랐다. - 아이연맨
"입양인으로 사는 것은 일시적인 경험이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친 문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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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해외입양 아동 수의 약 40%가 한국 출신이며, 세계로 입양된 아동들은 특히 청소년기에, 태어난 국가와 자라난 국가의 정체성 사이에서 갈등한다. '우연한 기사' (오마이뉴스 "전 세계 해외입양아동의 40%가 우리나라 아동" 2017. 10.23) 에서 접하게 된 해외입양에 대한 문제는 저희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아이연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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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온 '아이연맨' 그렇게 세 사람은 아이언맨이라는 히어로의 모습처럼 생애 전반에 걸쳐 구조를 요청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었다. 냇가에 작은 송사리 한마리가 휙 하고 튀어오르는 것처럼 작은 움직임이지만, 누군가는 그 움직임을 보고 어떠한 감정을 느꼈으리라, 마치 이 글을 적고 있는 나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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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해외입양아에 영상을 찾아 보았다. 해외 입양아 모임에서 한식을 만들어 먹는 장면이였다. 동질감과 유대감이 생겨서 인지 함께 있는 그들의 모습은 매우 편안하고 즐거워보였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이, "창피하지만, 저는 정신과 상담을 받았어요." 라고 말했다.다른 한 사람이 너무 당연한듯 "괜찮아요. 그건 필수 사항인걸요." 라고 편하게 웃으며 말하는 장면이 약간 충격적이였다. 피부색이 다른 부모를 만난 입양인 중 70%는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고한다. 아주 자연스럽게대답하는 모습이 놀랐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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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중 성장하면서 친 자식과의 차별과 학대, 폭행 등 문제에 노출된 사람도 있었다. 또한 어떤 사람은 온전한 가정에 입양된다고 해도, 만약 입양되지 않았다면, 한국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고 평생 미움받고, 차별 받았으면서 살았을 것이라고 사람들에게 듣는 것이 성장 과정에서 큰 트라우마로 작용했다고 한다. 왜 내 나라가, 내 부모가 나를 책임질 수 없었을까? 라고 수 없이 되뇌이는 것. 온전한 지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1970년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아이가 온전히 감내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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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두려움을 느끼면 건강한 아이들은 부모님께 도움을 청하고 부모님으로부터 자신감을 얻는데요. 나나 나와 같은 문제를 겪는 아이들은 두려우면 담요 속으로 숨어버리고 문제를 숨기려고 하는데 그게 나중에 인생을 사는데 문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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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해 느끼는 우리의 감정은 정말 복잡해요. 한국을 사랑하고 싶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죠. 갓난아기 때 버려졌단 사실을 떠올리는 건 정말 끔직하고 고통스러운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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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모국, 이방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양인들은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한다. 고향에 오면 잃어버린 연결고리, 또는 퍼즐 조각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들에겐 어떤한 정보도 남아있지 않다. 태어난 날, 진짜일지 모를 이름도 말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DNA를 등록했지만, 친 가족들이 DNA를 등록하지 않는 한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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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가가 아닌 민간기관에서 입양과정을 전담하고 있다. 입양관련 법률이 있지만 사실상 입양절차의 편의를 높이거나 입양기관이 수수료를 받는 근거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입양기관들이 국내 입양보다 비싼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해외 입양에 적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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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 발달을 위해 각국은 아동이 가족의 보호 아래 있도록 하는 조처를 최우선 해야 한다.' (헤이그 국제 아동협약) 국가간 입양에 관한 헤이그 협약엔 입양의 관리 주체가 <국가>로 규정되어 있다. 입양을 통한 금전적 이득을 규제하는 국제 협약이 있지만 대한민국은 관련 법 정비등을 이유로 아직 정식 가입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민간 기관이 입양을 전담하면서 절차상 효율성이나 입양 부모의 만족도는 높아졌을 수 있겠지만, 입양의 당사자인 아동의 인권과 행복추구권은 보장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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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미국에 도착한 한국인 입양아는 4천명이 넘었고, 최근까지도 입양아 10대 송출국에 꼽힌다. 해외 입양인 규모는 1970년대 정점을 찍었고, 보내진 아이들은 지금까지 최소 17만명이 넘는다. 입양인 10명 중 7명은 미국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인터뷰 내용 중 안영근씨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제가 그동안 친어머니의 희생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습니다. 누군가가 당신을 대신해서 매우 어려운 일을 했고, 그로인해 당신에게 남은 것은 그 선택의 결과 뿐임을 알게 된다면, 여러분도 이상한 감정을 느낄 것입니다. 이 감정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누군가를 슬퍼하는 것 만큼 감당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소속감과 정체성은 삶의 뿌리다. 자라는 동안 뿌리를 내리고 삶을 조금씩 모험한다. 그런데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누군가를 바라며 슬퍼하는 것 만큼 감당하기 힘든 것 모든 것은 대상이 있을 것인데 대상 없는 분노와 미움은 참 발신없는 편지 어두운 동굴의 메아리로만 들릴 것 같다. 인터뷰 집을 통해 해외 입양자들에 대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입양, 해외 입양이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 이 책은 입양관련 기관 및 총 8명의 한국인 입양인을 인터뷰한 인터뷰집입니다. 1월 11일부터 해당 계정프로필 링크로 @aiyeon_man 크라우딩 펀딩을 통한 인터뷰 집 <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그들과 달랐다. > 를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북퍼퓸 또한 함께 받아볼 수 있는데 종이에 자국이 남지 않도록 부항률이 적합한 오일과 비율로 조합해 만들었으며 책을 넘겼을 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는 오렌지계열의 상큼한 잔향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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