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서점 - <제일재경주간 미래예상도 취재팀>
최근 1년 동안 우리 주변에는 크고 작은 책방들이 동네 상권을 중심으로 늘어나고있다.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일상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반증인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어떤 일을 진행해도 성공하기 힘든 저성장 기조가 바닥에 깔려 있다. 우리는 한동안 가파른 고성장을 경험했고, 그 빠른 스피드에 익숙해져 어느 순간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민할 틈 없이 사는 대로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오직 자본에 의한, 돈에 의한 가치만이 중요하게 여겨진 것도 사실이다. 단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어도 그 질문의 끝은 과연 돈을 벌 수 있는가, 아닌가로 귀결된다. 어른들은 그 일을 해서 밥 먹고 살 수 있는가를 제일 큰 고려 대상으로 삼는다. 즉,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빨리 해결해야 할 급선무였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고도의 압축 성장이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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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제는 저성장 기저로 바뀌면서 그 가치 또한 다변화되어 가고 있다. 생존을 떠나 문화를 향한 시선과 생각 또한 다양해질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난 것이다. 예전처럼 자본을 쫓아서 에너지를 쓴느 일을 당연하게 여겼던 사회도 종말을 고하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취업은 어렵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뾰족한 수도 보이지 않는다. 이 처럼 암울한 현실이지만 반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해 보자라는 생각의 전환도 여기서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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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산업화가 훨씬 먼저 일어난 유럽이나 미국, 일본만 하더라도 국민 소득이 높은 선진국들은 문화적으로 다양한 양상을 보여준다. 번화가에 가면 재미있는 스토어도 훨씬 많고 다양하고 풍요로운 문화가 살아 움직인다. 반면 서울은 그에 비하면 문화적 다양성이 한참 부족하다. 그렇다고 문화의 발전 속도가 느리다고 섣불리 속단할 수 없다. 비록 서울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과정이지만 학습효과 또한 빠른 편이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일상에서 풍요로운 문화적 가치를 중요시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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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도 그 일환 중 하나로 봐도 무관하다. 서점으로 돈을 많이 벌 수 없다. 책의 마진은 식당이나 옷 가게와는 다르다. 그러나 본인의 씀씀이가 크지 않아 먹고 사는 일에 큰 지장이 없다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가치에 시간 을 더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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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래의 서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원하는 간편함, 독특함의 키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반스앤드노블이 저물어가는 이유, 서점이 복합생활공간처럼 변하고 있는 (청핀, 페이지원, 쓰타야)와 같은 공간을 예시로 미래의 서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양한 강의, 이벤트들을 통해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 가며 지역 공동체에 이바지하는 서점의 이야기는 반가운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몇의 유명한 서점을 제외하면 '과연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가?' 에 대해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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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장식품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서점의 메인은 항상 책이어야 하며,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저자와 독자를 이어주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 또한 여행지 또는 시간을 보내야할 때는 가까운 서점을 검색해서 찾아가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둘러보고, 책장에 꽂힌 책을 펼쳐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읽거나, 내가 몰랐던 사실, 새로운 흥미를 느꼈을 때의 기쁨을 알기에, 언택트 시대를 넘어서 사람과 책을 연결 짓는 온기있는 서점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책에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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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책 한권을 발견하고, 무슨 책인지 궁금해하고, 손에 들고 뒤적이는 순간 비로소 책의 의미가 살아나는 시간이라는 사실이었죠. 도서관이나 서점을 찾는 사람이 점점 적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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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에서는 실패나 실수를 특히나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든, 책을 사러 서점에 가든 인터넷에서 미리 순위와 평가를 체크하곤 하죠. 저는 책의 순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그저 직감으로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을 찾아 나섭니다. 책은 효과를 즉시 내는 물건이 아니에요. 씨앗처럼 뿌려 놓으면 언젠가 결국 꽃을 피우죠. 그러니까 책을 사는 일은 성공이다 실패다 할만한 일이 아닙니다. 이 책을 살까 말까 하는 마음이 들면, 저는 일단 사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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