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선생이다 - 황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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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밤이 선생이다 - 황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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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 황현산



 황현산 작가는 대한민국 문학 평론가이자 문학교수이다. 불문학자이며 고려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였다. 한장 반 정도의 길이로, 서술된 단편 모음집이 300페이지 가량 된다. 30여년에 걸쳐 그가 살아온 시대적 배경과 그의 생각들을 그의 문체로 엿볼 수 있다.

 처음에 그의 글을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글을 읽으며 시대적 배경이 오락가락 하기도하고, 그의 표현 방식이 아직 문학적 혜안을 가지지 못한 나로써는 그의 표현이 조금 에둘러 표현하는 것이라 자꾸 단정짓게 되었고 활자를 소화되지 못하고 눈으로 튕겨냈다. 그럼에도, 그의 글감들이 나의 노트에 제법 필사되어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며 책을 덮기 전까지 겸손한 마음으로 다시금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괴테가 쓴 <파우스트> 의 한 구절 중 "낮에 잃은 것을, 밤이여 돌려다오." 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낮이 이성의 구절이라면 밤은 상상력의 시간이다. 낮이 사회적 자아의 세계라면, 밤은 창조적 자아의 시간일 것이다.

 사회적인 활동 '일' 을 일구고 온다면, 내게 주어진 시간은 비단 저녁, 또는 밤의 시간이 남아있겠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밤도 거진 자신의 하루를 돌보고 치유하는 시간일 것이라 믿는다. 당연히 떠오르는 지평선의 태양을 막을 수 없는 것 처럼 반복되는 분주한 하루가 내려앉고, 내가 나로써 견뎌내는 밤의 시간들을 통해 스스로 치유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보듬어 주기도 한다. 창조하는 모든 것들은 선생이 될 수 있지만, 황 현산 작가가 말하는 밤을 통한 '어둠의 입' 이란 것이 우리를 다시금 치유해주는 역사의 말이자 미래의 말일 수 도있겠다.

 작가는, 문학 작품과 시인의 밤을 통해, 낮에 잃은 것들을 밤에 찾지 못하는 사회와 제도를 이분법 적으로 비판하였다. 나는 조금 은유적으로 밤의 시간들을 바라보았다. 낮과 밤을 비단 나누기보다, 이성과 창조적인 시간들이 유기적으로 발현되길 원한다. 낮의 시간동안 매순간 성실해야 자신에게 주어진 밤의 시간도 온전하게 자신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내가 품고 있던 때로는 막연하고, 때로는 구체적인 생각들을 더듬어 대며, 합당한 언어와 정직한 수사법으로 그것을 가능하다면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 생각들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존경 받고 사랑 받아야 할 내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사람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그리워했다. 이 그리움 속에서 나는 나를 길러준 이 강산을 사랑하였다. 도시와 마을을 사랑하였고 밤하늘과 골목길을 사랑하였으며, 모든 생명이 어우러져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꿈을 꾸었다."

 책을 더욱 찾아보며, 작가는 2018년 8월에 별세하였다. 그럼에도, 작가라는 직업이 참으로 감동적인 것은 남겨진 이들이 그의 글을 읽어 내리고, 그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그리워했으며, 겸손하고 따뜻한 인간성을 지녔다는 것은 글로써 알아낼 수 있고 그를 추모할 수 있어서 인 것 같다. 그의 작고 소식을 인터넷 속에서 글 한 줄로 알게 되었지만, 그는 치유의 밤 나의 방에 잠시나마 글로써 나의 선생이 되어주어 감사함을 글로나마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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