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장난 - 유병재
snl로 인지도를 높여, 지금은 방송인을 넘어 유투버 작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독보적인 캐릭터 유병재가 블랙코메디 농담집 이후 3년만에 새롭게 삼행시집을 출간했다. 예약해서 받은 책이라, 인쇄지만 사인까지 함께 들어 있어 기분 좋았다. 읽자마자 멈출 수 없을 정도로 다음 장을 연신 넘기는 것을 보면, 유병재의 기발한 말솜씨에 묘하게 중독되어버렸다.
⠀
역시 이와 같은 다양한 책들이 발간이 되려면,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매하는 것도 일정 부분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의 몫인 것 같다. (유병재의 팬층은 워낙 두껍지만) 이렇게 첫 음절을 제한한 가벼운 농담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또는 생각지도 못한 위로를 건내니, 유병재의 능력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여간 대단하다 표현할 수 밖에 없었다.
⠀
처음 들어가는 도입 역시 모두 삼행시로 되어있고, 뒷 면에 배우 유아인과 코미디언 정세호가 쓴 재치있는 추천사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중간 중간 사진들이나 그림들이 있어, 삼행시를 읽는데 지루하지 않도록 소소한 재미를 더해준다. )
⠀
들어가는 말 중 작가의 말에서 유병재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로 끝맺음을 한다. 매우 와닿는 말이였다. 칼만 들지 않았지, 우리는 모두 몸에 칼을 장착하고 있다. 바로 '혀 끝에 있는 칼' 이다. 유병재의 삼행시에 촌철살인이 있는 것 처럼 우리는 말 한마디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일상에서 모두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인터뷰 중 유병재는 메이플 스토리 (게임) 확성기 아이템을 자신이 갖고 있다면, 잘사는 것 보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마치 사람 죽인 사람들이 다른 사람 죽인 다른 사람들을 나무라는 꼴을 너무 많이 보았다고 했다.
⠀
겨울이 오고 있다. 모두 꽁꽁 언 마음 냉랭한 환경보다, 그 환경속에 있는 사람이야말로 주변에 따뜻한 온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가벼운 상황 속에서 위로와 공감을 받는 것처럼 너무 경직되어 있는 인생 속 조금은 유연하게 주변을 돌아보며, 사람 죽이는 일은 하지 않도록 나부터 누군가의 하루 속 작은 온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
삼행시 구성이 순한맛, 중간맛, 매운맛이 있어요 :)
올릴 수 있는 피드가 제한되어 있어 아쉽지만, 그만큼 재미를 남겨두는 리뷰라 생각하며, 경직되어 있는 하루에 말랑한 무언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북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 남해의봄날 (0) | 2021.01.11 |
---|---|
한나 아렌트의 정치강의 / 이진우 (0) | 2021.01.11 |
당신은 관찰하며 살고 있나요? - 컨셉진 (0) | 2021.01.10 |
미래의 서점 - 제일재경주간 미래 예상도 취재팀 / 유유출판사 (0) | 2021.01.09 |
모월모일 - 박연준 (0) | 2021.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