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앞의 생 - 에밀 아자르
⠀
1.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자기 앞의 생. 각기 다른 삶 앞에 놓여졌을 때 우리는 그 생을 어떻게 바라보며 받아 들일 것인가 내 앞에는 다른 어떠한 삶이 아닌, 나의 생 앞에 놓여져있다. 이 생은 하나의 두 눈밖에 없으므로 나는 책을 통해 죽은 자와 산 자가 남겨놓은 유언들을 가능한 많이 읽어내리고 싶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어요.) ⠀
2. 프랑스 파리의 외곽 지역 멜빌 이 곳은 프랑스 혁명 시절부터 가난한 노동자 들이 모여사는 지역이다. 멜빌의 어느 후미진 건물 7층에서는 돈 받고 창녀들이 낳은 애를 길러주는 곳 바로 이곳에 회교도식 이름을 가진 모하메드 줄여서 '모모'라는 아이가 살고 있다.
⠀
3. 모모를 둘러 싼 인물들은 대개 창녀, 고아, 성적소수자, 불법 이민자들이다. 그들은 대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사회적 주류에 편입되지 않은 이들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강자가 아니였으며 주로 폭행이나 무시를 당하는 쪽이였다. 그들의 생을 불행하다고 여기는 것은 선입견이다. 모모에게 철학적인 이야기들을 알려준 하밀 할아버지, 모모의 친구 르 마우트, 왕년에 권투 선수였던 이 세상 어떤 모습도 아닌 롤라 아줌마 등 모두 자기 생 앞에 비굴하지 않았으며 누구보다 솔직했었던 인물들 인 것 같다.
⠀
3. 부모에게 버림 받은 열 네살 모모 그는 자신의 나이도 제대로 몰랐으며, 정신 병동에서 빠져나온 아버지에게 들은 어머니의 '아이샤' 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만족 했다. 어린 아이가 놓여진 환경은 참혹하지만, 아주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모모는 어리지만, 꿋꿋했다. 하밀 할아버지가 말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없이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새기며 자신을 사랑해준 로자 아줌마의 생을 떠나 보내며 자기의 앞에 펼쳐진 또 다른 생과 마주한다.
어제의 생이 소멸하고 또 다른 생이 탄생하므로, 지금, 우리, 사랑해야한다. 그것이 살아있다는 것 삶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살아 내는 것에 대한 또 다른 반증일 것이다.
⠀
4.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는 더 이상 기웃거리지 않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내게는 한가지 생각 뿐이었다. 로자 아줌마 곁에 앉아 있고 싶다는 것 적어도 그녀와 나는 같은 부류의 똥 같은 사람들이었으니까,"
⠀
5. 로자 아주머니는 뇌에 병이 생겨 결국 식물인간 상태를 겪어야 하는 상황 앞에 놓이게 된다. 그녀는 병원에서 자신을 억지로 살리려는 행태를 보며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고 모모에게 말한다.
모모는 주변 인들에게 이스라엘에 친척들이 아주머니를 데려갔다고 말한다. 모모의 도움으로 그녀가 생전 유태인 학살 트라우마 속에서 숨었던 지하 공간에서 생을 마감한다.
⠀
6. 그녀를 파괴하는 것은 다름 아닌 생 이였다. 주어 진 유한한 삶을 깊은 무한한 애정 속에서 살아간다면, 그것이야 말로 아름다운 생이라 믿으며, 작가는 아주 고독하고 씁쓸한 풍경 이면의 삶의 아름다운 조각의 단면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
본문 중
⠀
내 이야기를 열심히 듣는 것으로 보아, 그들은 산다는 것에 대해 도대체 아는게 없는 것 같았다.
⠀
카츠선생님의 말에 나는 등골이 오싹했다. 병원에 갔다 하면 아무리 아파서 죽을 지경이라 해도 안락사를 시켜주지 않고 주삿 바늘 찌를 살덩이가 남아있으면 언제까지고 억지로 살아 있게 한다는 것을 이 동네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최후의 결정은 의학이 하는 것이고, 의학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을 끝까지 막으려 한다는 것을
⠀
나는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었다. 기분이 별로 였다. 그럴 때면 맛있는 것이 더욱 맛있어졌다. 여러번 그런 것이 있었다. 죽고 싶어질 떄는 초콜릿이 다른 때보다 더 맛있었다.
⠀
그래도 내 어머니 이름이 아이샤라는 것에는 만족했다 그 이름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한 최고로 예쁜 이름이였다.
⠀
나는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그들을 내 곁으로 불러올 수 있었다. 원하기만 하면 누구든 내 곁으로 불러 올 수 있었다. 킹콩이든 프랑켄슈타인이든 상처 입은 붉은새떼라도 그러나 엄마 만은 안된다.
그러기에는 내 상상력이 부족한 모양이다 .
⠀
"하지만 나를 병원으로 데려가게 하지는 마 모모야, 그건 절대로 안된다." "걱정 마세요." "병원에서는 나를 억지로 살려놓을 거야 그런 법이 있단다 뉘른베르크의 법이지 너는 너무 어려서 모를거다." "난 뭘 하기에 너무 어려본 적이 한번도 없잖아요. 아줌마."
⠀
'북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 - 존러스킨 (0) | 2020.12.29 |
---|---|
마음-나쓰메소세키 (0) | 2020.12.26 |
얼굴을 그리다 - 정중원 (0) | 2020.12.25 |
책 잘 읽는 방법 - 김봉진 (0) | 2020.12.25 |
동물농장 - 조지오웰 (0) | 2020.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