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그리다 - 정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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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얼굴을 그리다 - 정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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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그리다 / 정중원



 이 책은 초상화가 정중원 화가의 에세이다.
책을 들어든 사람이라면, 책 표지를 눈에 가까이 대고 "이게 정말 그림이야?" 라며 자신의 눈을 의심했을 것같다. 내가 생각하는 초상화는 사진 기술이 발달하기 전 한 인물을 그림으로 드러내보이는 작품, 누군가를 그리워하거나 간직하고 싶은 사람의 얼굴을 간직하는 것과 같은 기본 적인 개념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작가의 폭 넓은 배경 지식 덕분인지 초상화라는 예술의 범주를 넘어서 예술 - 문화 - 종교 - 철학 등 다양하게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얼 굴, " 내 얼을 담은 그릇 " 한 영혼, 영혼 얼을 새기는 작업과 그 작품들에 대해 몰두하는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 또한 아버지의 초상화를 그린 적이 있다. 생각을 덧붙여 고종 황제의 옷을 입은 아버지의 초상을 그렸는데 초상화를 받고 자랑스러워 하실 것 같다는 예상된 반응 외로 아버지는 자신의 초상을 오롯이 바라보기 어렵다고 했다. 자연스러운 사진을 본떠 그렸음에도, 자신의 경직되어 있는 눈 매에서 아버지 자신만의 서글픈 감정이 들었다고 하니 아버지 마음에 어떠한 간극이 있었는지, 그 감정을 그대로 수용해주는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본인의 얼굴을 평생 제대로 보지 못하고 죽는다. 그로 나는 나를 알지 못한다라고 시작한 서문이 기억이 남는다.
평생 나와 타자의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무언의 페르소나에 갇혀 내 자아를 마주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일 타인(관객) 을 위한 인형극만 한다 생을 마감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프로이드는 초상화란 사람과 '닮은' 그림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그림이어야 한다고 역설한 것 처럼 나도 내 얼굴을 그저 무의식의 나, 타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닮은 모습으로 채색할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한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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