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게 어때서 - 고이케 가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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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05.08~2019.04.17)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원작자이자 작가인 저자 고이케 가즈오는 그의 생이 마감하기 하루 전까지 자신의 트위터에 인생에 대해 깨달은 바를 적었다. 그가 적은 솔직한 인생 조언 225편이 갈무리 되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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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작가라는 직업이 한 몫을 한 것일까? 일흔이 된 그가 보는 세상은 어쩌면 지금 현실을 사는 나보다 더욱 비판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위 꼰대, 라떼 라는 단어들을 심심하지 않게 인터넷 상 어떤 대화에서든 볼 수 있다. 과거와 현실이 부딪히는 역동의 세대에서, 그 간극이 현실과 맞지 않아, "뭐야 저사람 진짜 꼰대잖아" 대화 중 몇마디에 그 사람 전체를 무시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고이케 가즈오의 글을 읽고 있으니 "나도 세상을 오래 살면 저렇게 고지식 해질까?" 라는 불안을 아주 깨끗하게 잠재워 줄 수 있었다. 나도, 고이케 가즈오 작가처럼, 세월을 보다 여유롭게, 나 자신이라는 세계 안에서 새로운 것들을 구축하며 살 수 있을까 라고 용기를 얻었달까? 불안의 세계에서, "괜찮다" "너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라면 세상을 조금 더 여행 한 사람으로서 해주는 진심 어린 따끔한 충고도 아주 겸손하게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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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거진, 모든 말이 내가 일상이나, 일기장에 끄적거린 말의 일부처럼 다가왔고, "나를 지킬 수 있는 건 오직 자신 밖에 없다." 라는 문구가 가장 와닿았다. sns, youtube 에서 가장 핫한 썸네일 가운데 '타인의 시선' 에 맞닿아 있는 주제가 많다. 자신의 매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은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을 리프래쉬 할 수 있고, 무언가의 동력을 만드는 일이라 나쁘게 생각하지 않지만 자칫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의 매력, 취향 같은 것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타인의 시선만 의식한다면, 결국 타인이 돌아섰을 땐 자신이 만들어 낸 이미지를 본인 스스로가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 의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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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지키고, 위로할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밖에 없다. 인간이란,참으로 이중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고, 감정이란 손바닥 뒤집듯이 너무 쉽게 변화하는 것을 인정한다. 스스로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본인이 구축한 세계에서, 뜬 구름 잡는 이상적인 것들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게만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개성이 되고 자연스레 자신 주위로 타인이 모일 것이다. 그러한 관계는 가식 없고 꾸밈이 없으니 오히려 편하게 서로를 마주 볼 수 있으며,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향기로운 관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오히려 부담없이 가볍게 읽은 책에서 진한 여운과 감동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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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7장으로 "불안, 고민, 나다움, 인간관계, 자존감, 일과 생각 이란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볍게 가방에 넣고 다니며 하루를 달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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