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 이진우
"사유하고 판단하지 않는 시민에게 정치적 자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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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부제의 글귀로 덥석 골라든 책이다. 이 책을 통해 한나 아렌트라는 철학자의 사유를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어 감사했으며, 책의 목차가 모두 질문 형식이라서 나도 그 질문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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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 정체주의는 끝났는가?
2. 무엇이 우리를 쓸모없는 존재로 만드는가?
3. 괴물 같은 악을 저지르는 자는 왜 괴물이 아닌가?
4. 왜 완전히 사적인 사람은 자유가 없는가?
5. 왜 우리는 다른 의견을 가져야 하는가?
6. 우리는 무엇을 위해 자유로운가?
7. 정치권력은 왜 폭력적이어야 하는가?
8. 정치는 왜 가짜 뉴스를 만들어내는가?
9. 지배 관계를 넘어서는 평등의 정치는 가능한가?
10. 어떻게 정치의 규칙을 만들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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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으로 시작한 한나 아렌트의 사유에 대한 대답을 들으며, 새로운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정치행위가 어차피 거짓말 일 수 밖에 없다. 라는 하는 시각과 히틀러, 스탈린 과 같은 악인은 언제든지 다시 나타날 수 있다. 라는 전체주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였다. 또한 한나 아렌트라면 먼저 떠오르게 되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다시 한 번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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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역사를 바라보며 그 당시 우매한 권력층에 탄식을 한다. 왜 저런 괴물에게 지도자 자리를 주고, 새 시대의 흐름 앞에 멍청한 결정을 하였을까 하고 말이다.하지만 우리도 멈춰서서,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사유하는 인간이 될 수 없다면 또 다시 역사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을까? 메스컴에 연일 떠들어 대는 경제위기, 사회양극화/불평등, 젠더갈등, 난민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한 헤드라인에 무뎌졌는지, 사람들 마음 속에 있는 불안이라는 독을 제거하지 못하고 멈추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는다. 불안하니까 내일의 아침은 마치 어제의 아침인 것 처럼 몸과 마음이 편하려 반복이 주는 달콤한에 속아 하루를 보낸다. 어제와 같은 오늘, 내일과 같은 오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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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는 혁명과 해방은 다르다고 말한다. 자유는 해방될 때 오는 것이 아니라 혁명으로써 얻을 수 있다. 혁명의 원인은 오직 자유 뿐이다. 그리고 이 자유는 다른 사람들과 모일 수 있는 공간, 즉 정치적 공간이 필요하다. '민주정'을 말한다. 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공적인 공간, 우리 사회에서 공적인 공간을 지칭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 대학은 취업사관학교라는 팜플렛의 문구처럼 더이상 사유하는 공간이 아니게 되었다. 인간을 취업이라는 하나의 목적만을 가진 공간으로 전락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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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보다 한나 아렌트는 더욱 암울한 시대에서 살고 있었다. 유럽의 유대인이라는 이름으로 낙인찍혀, 나치의 살해위협을 받아 미국으로 도망친 그녀는 언제나 경계인이였다. 그런 전체 주의가 드리운 시대에도 그녀가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우리도 사유하기를 멈춘다면, 언제든지 전체주의 또는 새로운 악인이 탄생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일상성에 멈춰 "누구나 다 이러는데", '나 하나만 반대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나는 명령 받은대로 하기만 하면 돼" 라는 핑계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다면 평범하고 선량한 우리는 언제든 악을 저지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보다 선하게 만들고 싶다면 어떤 이념이나 지도자를 맹목적으로 따르기 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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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나면, 정치라는 단어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인 인식을 깨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의 의미는 자유이며 자유로운 인간만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좋은 대답을 들으려면 좋은 질문을 해야한다." 라는 말처럼 남은 인생 동안 좋은 질문을 만들어 가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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