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림지구벙커x - 강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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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응모한 출판 이벤트를 통해 책 한 권이 문 앞으로 날아 들어왔다. 부림지구벙커x (...) 단어 자체가 디스트로이드적인 느낌을 주었다. 역시 이 책의 내용은 '빅원' 이라는 대지진으로 인해 생겨난 이재민들이 부림 벙커 속에서 생존하는 모습들을 그려낸다. 작가가 이책을 쓰게 된 동기 중 하나는 uc 버클리대학에서 지원하는 작가 레지던시프로그램에서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을 때 그 곳은 낙원의 분위기, 일정한 기온과 맑은 하늘, 친절하고 지적인 사람들로 안정감과 부실한 것이 없어 보였다. 그 파라다이스 적 모습의 이면엔 캘리포니아는 1989년 큰 지진이 발생했고 1906년 샌프란시스코의 대지진이 일어나 온 건물이 파괴된 상처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즉 그 지역 전체는 지진 위험지역이며 대학의 학생들은 침대 머리 맡에 언제나 생수병과 지진을 대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을 올려놓고 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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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직도 모든 먹이사슬의 꼭대기 정점에 있는 듯이 착각한다. 현 코로나 사태를 통해 인간도 참혹하고 냉혹한 자연세계의 일부이며 자연의 우발적인 공격에 노출되어 있는 우주의 아주 작은 물질임을 절실히 느끼는 하루를 살고 있다. 그럼에 조금 더 재해에 관한 책에 이입하며 볼 수 있었다. (어찌보면 바이러스 또한 우리 삶의 교란시키는 재난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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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주는 기쁨 중 하나는 내가 살아보거나 처해보지 못한 상황들을 간접적으로 직면하게 해준다. 또한 주인공과 주변인물에 대해 여러 시점을 바꿔가며 여러 시각 속에서 동화,흡수되는 것인데 최근 초미세먼지, 신종코로나19 사태속에서 부림지구가 가지고 있는 상처를 조금 더 내 상황과 대입해 읽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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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의 모습, 부림지구의 모습, 정부의 생체인식 칩의 관계, 유진의 시점, 벙커 속의 사람들의 캐릭터가 조금더 입체 적이고 사실 적이지 못해 살짝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런 시기에 재난을 통해 부서진 일상을 겪은 사람들의 모습, 아주 사소하고 당연했던 것에 관한 소실의 아픔,그리움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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