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썸네일형 리스트형 죽음을 이기는 독서 - 클라이브 제임스 죽음을 이기는 독서 - 클라이브 제임스 2010년 초, 병원 문을 나서는 내 손엔 백혈병 확진과 함께 폐까지 망가졌다는 진단서가 들려 있었다. 귀에서 째깍째깍 시계 초침 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된 마당에 새 책이든 중요한 책이든 간에 책이란 걸 읽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혹은 내가 이미 아는 훌륭한 책들조차도 다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제 나에겐 책을 끝까지 읽을 시간이 없을 수도 있기에, ⠀ 아주 가벼운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것조차도 대단한 일처럼 보였다. 자리보전하고 몸져눕는 대신 다시 한 번 회복해서 두 다리로 설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나중에' 라는 개념이 갑자기 비현실적이라기보다는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불이 언제 꺼질지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없다면 불이 꺼질 때까지.. 더보기 이전 1 다음